Music Review/Hiphop Review

[국힙] *논란중인* 실키보이즈 - Sensei season 1 REIVEW

RA/n 2023. 3. 6. 22:23

 

 

그토록 기다리던 실키보이즈 앨범이 이번에 발매되었다. 한국 drill 장르의 선두주자(한국에서 얘내 밑으론 솔직히 비슷하다고 생각함)라고 생각했던 그룹 실키보이즈가 드디어 1년(?)만에 앨범으로 돌아왔다. 

 

힙합을 즐겨듣는 팬이라면 블랙넛[갓대웅]의 컴백은 엄청난 환영이었을 것이다.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쇼미더머니 출연 최초로 1차 예선에서 바지를 벗는 밈(meme)을 파장시킨 장본인이며, 평소 엄청나게 하드코어한 가사와 발성으로 청각적인 쾌감을 선사하는 래퍼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힙합 팬이라면 블랙넛의 이러한 마이너한 성향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이번 앨범에서의 그의 독특한 가사들은 인사이트 기자들을 춤추게했다. 

 

먼저 가장이슈가 되고있는 가사들 중 일부를 발췌해보자면

 

"pretty girls 내 폰에, more than 조주빈"

"다 썰어버려 like 오원춘"

 

이 두마디는 mz세대들(그 윗세대는 힙합 안들음)의 발작버튼을 누르기에 충분했다. 

 

그럼 다시 페이스북(렉카페이지)에 달린 댓글들의 반응을 조금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댓글에 대해선 따로 이야기 하고싶다. 

 

블랙넛이, 아니 힙합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했었던 적이 있었나. 

사회적 이슈가 다분했던 '범죄자들'을 옹호한 것이 아니다.

지독하게 지루하게 설명하자면,

단순 자신의 포부(마음가짐)를 나타내기위해-  은유(메타포)를 범죄자들의 '사실적 행위 혹은 생물학적 사실'에 발맞추어 표현 한 것이다.

 

예시를 들어보겠다. 내가 만약

 "난 다 썰어 마치 백종원처럼" 이라는 가사를 썼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나는 백종원이라는 사람이 좋아서 이 가사에 갖다 쓴걸까? 

그저 백종원 아저씨가 칼을 잘 쓴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난 다 썰어"를 더 풍성하게 만들게 만들었을 뿐이다. 

심지어 위 문장에서는 전혀 공격적이지 않고 푸근하고 따뜻한 이미지까지 연상된다.  

 

 

이러하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대부분의 대중들의 반응이 이렇게 나오는 건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나에게도 분명히 이런 가사는 매운맛이 분명하다. 하지만 블랙넛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 데 갑자기 페북에 저런 가사가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면 .. 아예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본인이 힙합을 즐겨듣고 심지어는 힙합동아리까지 했다는(지말로는 16년이라더라) 새끼조차 이러한 반응들을 달고 있다는 건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그들을 절대로 건드려선 안돼]

 

   특히 한국사회에서 용인되지 않는 엄청난 발작버튼이 몇 가지 존재하는데, 

 

1. 고인능욕(사람은 원래 죽는다. 죽음을 애도하는 건 맞지만, 죽음이 죄를 면해주진 않는다.)

2. 일베(일베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사실상 이제와서 일베를 구분짓는 건 불가능하다 페미도 마찬가지.)

3. 전과자(한국사람들은 유난히 도박, 도난, 음주운전, 소매치기 등.. 모든 위법에 예민한 듯 싶다)

4. 사고(시민이 죽는 건 절대로 못참는다. 하지만 군인이 나라를 지키다 죽는 건 생각보다 별 관심이 없는 듯 하다)

5. 성폭력(참고로 우리나라는 야동도 불법이다.)

 

정말 유감스럽게도 블랙넛은 이번 앨범에서 대부분 1번~5번을 정확하게 전부 건드려버렸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만약 '나는 ~~를 다 죽여 마치 히틀러' 처럼 이라는 가사를 썼어도 저런 반응이었을까? 와 같은 의문점도 생겼다.

그도 결국 가치판단을 떠나서, 결국 수 많은 희생자를 만든 장본인이지않는가?

 

 

[무엇이 그들을 화나게했는가]

 

   댓글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누군가'를 언급해서 화가 나 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성범죄자 '조주빈' 이나 조선족 출신 토막살인범 '오원춘' 같은 악명 높은 범죄자들이다. 

 

나는 여기서 조금 의아했다. 그저. '언급'을 했다는 이유로 그렇게 불편했던것일까? 그렇다면 과연 블랙넛은 저들을 옹호했던 것 이었을까?

나는 블랙넛이 저들을 'shout out' 즉,  옹호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에 더해 피해자들을 조롱했다는 생각도 들지않았다. 오히려 위 가사에서 샤라웃(리스펙)한 라인은 "hometown 전주" 뿐인데 말이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이나 인물은 언급조차 하면 안되는것인가? 언제까지 우리는 사랑노래만 해야하는 것인가. 

 

자 그럼 이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예인 조형기 씨는 음주운전 후 사람을 차로 치여 죽이고 시체를 유기했다. 그런데도 sbs나 네이버tv등 갖가지의 방송에 나와 활동했다. 

대중들이 그렇게 끔찍이 생각하는 '범죄자'인데 말이다. 살인에 관련된 범죄자는 언급을 넘어서 방송활동까지 했었다. 

 

누구에겐가 돌을 던지고 싶기 때문에 어떤 상대를 찾는 것일까,

돌을 던지고 싶은 상대가 내 앞에 있는것인가.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현대인들은 따뜻한 새장 안에 갇혀 살아가는 것 같다]

 

사람이 사람의 손에 죽고, 

사고로 고통스럽게 죽는 건

정말로도 가슴아픈 일이다. 있어서는 안 되며, 결코 지양해야한다. 

 

하지만 인류가 발전을 기원하는 동안 그런 일은 절대로 막을 수 없었다. 

일례로 1670년 경신대기근에서는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행위가 들끓었고, 부모가 자식을 고아먹는 일 조차 발생했다. 

더 나아가서 전쟁이라는 혹독한 환경속에서는 굶주림으로 인해 인육을 먹는 행위는 피차일반이었고 아군의 인육을 먹는 끔찍한 행위조차 거행되었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이고, 우리도 사람이다. 

그들도 인류이고 우리도 인류이다. 

그들도 인간이라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들의 유전적 후손이다. 

 

결국 인간의 본성은 근본적으로 악하다 라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그들은 왜그리 적대적이였을까?]

 

우리는 태어날 때 부터 문명이라는 커다란 울타리 속에 생명과 안전을 보장받으며 살아간다. 

때문에 우리들은 우리들이 세운 문명의 규칙아래 위반하는 자들을 법으로 규제하고, 사회적으로 도태시킨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대중들이 정말로 살인사건 '피해자'들의 감정에 이입해서, 

걱정하는 마음으로 저런 댓글을 썼던걸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원래 인간의 본성 중에는 자기들과(자신이 속해있는 집단) 다른 개체는 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6살짜리 한국인이 미국의 유치원에 가서 따돌림을 당하는 건 걔내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가치판단을 하지 않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보자면 대중들은 따뜻한 새장같은 음악씬, 혹은 사회에서 블랙넛같은 인물을 결코 달갑게 받아들일 수 없다. 

물론 내가 방금 언급한 내용들은 음악의 가사적인 요소와 더불어 전반적으로 인간 내면에서 작용하는 무의식에 영향도 고려된 내용이다. 

 

[블랙넛의 가사에 대한 나의 생각]

 

개인적으로 나는 블랙넛이라는 래퍼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탄탄한 발성과 가사 전달력은 물론이며 센스있는 가사와 독창성 있는 캐릭터까지. 전부 빼 놓을 수 없다.

 

또한 그의 가사는 청각적 쾌감(라임)과 더불어 엄청난 재미를 선사해줬다. 

"다 썰어버려 like 오원춘" 의 라인에서 나는 불편함을 느끼기보다 그저 청각적 쾌감과 가사에서의 재미를 느꼈다. 

 

[범죄자에 대한 희화화가 아닌가?]

 

반면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 할 수도 있다. 

 

'아니.. 피해자도 있는데..'

'지금 살인마의 잔인한 행위 희화화 한 가사를 보고 웃는거야?'

 

희화화에 대한 논란은 블랙넛의 가사 뿐 만이 아니라 모든 창작 작품에 존재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애니메이션인 '원피스' 도 해적을 의롭게 묘사한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본적 지능을 갖춘 성인이라면 그 애니메이션이 소말리아 해적같은 범죄자 집단에게 투영하여 그들을 동일시 하는 이들은 없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음악이라는 예술적 형태로 표현된 순간, 힙합 팬이라면 다들 불편함은 잠시 접어두고 그냥 즐겼으면 좋겠다. 

물론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평생 안 들으면 된다. 

다만 존재 자체를 몰랐으면 더 좋았을텐데..

 

[힙합이 원래 이런거였나?]

 

힙합이 뭔지도 모르면서 힙합에 대해 까부는 댓글들이 많아서 좀 적어보자면, 

힙합은 근본적으로 '표현의 자유' 이다. 지금 시대상에 아주 적절히 필요한 정신적 요소라고 본다.

흑인들의 인권이 무시되던 시절 "Fuck the police" 를 외치는 ice cube처럼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영국에서 가사에 포함되어있는 'N WORLD'를 트위터에 게시한 백인이 경찰에 붙잡혀 간 사례만 보더라도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깨달아야한다. 만약 이에대한 자각이 없다면 유감이다. 

 

당신은 자유 민주주의를 누릴 권한이 없다.

 

 

[마치며]

 

   우리는 엄청난 정보에 파묻혀 살아가고있다. 때로는 내가 원치 않는 정보를 보게되어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정보가 나한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는 본인이 정할 수 있다. 내가 왜 이런 감정이 들었는지를 차가운 머리로 이해해야한다. 

 

그렇지 않은 삶은, 마치 메뚜기 떼처럼 표적이 나타나면 떼거지로 몰려가 먹어치우는 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눈 앞의 식량에만 관심이 있다. 결국 같은 종족도 끝까지 먹어치운다. 파멸하기 직전까지.